종이 전체를 검게 칠한 아이, 당신이 부모라면 어떤 생각?

 “아이는 힘들면 어떤 방식으로든 신호를 보내요. 이걸 놓치면 아이는 ‘나는 혼자구나’ 하고 느끼고, 상처는 깊어질 겁니다. 아이가 말을 안 한다고요? 그럴 땐 그림을 보세요. 그림으로 아이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30년 임상 경력의 미술치료 전문가 김선현(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교수는 미술 치료의 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모르고 지나칠 뻔한 아이의 구조 신호를 그림으로 포착해 제때 적절한 도움을 건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세계미술치료학회장, 대한임상미술치료학회장 등을 역임한 자타 공인 국내 최고의 미술 치료 권위자다. 그는 30년간 마음의 병을 안고 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가족과의 이별, 성폭력 등으로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부터 세월호 사고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등 트라우마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가늠하기 힘든 상처를 입은 이들이 많았다. 김 교수는 그림으로 이들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다양한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상처를 치유했다.

그런 그가 hello! Parents와 함께 ‘그림으로 하는 마음 상담’을 시작한다.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분석하고, 양육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미술 활동도 소개한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오랜 사회적 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어났다”며 “지금이야말로 아이들의 심리 건강 상태를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술로 치료가 될까? 된다!

김 교수는 상담 칼럼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술이 얼마나 큰 치료 효과가 있겠나’ 하는 의구심부터 떨쳐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그 의심이 미술 치료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Q. 미술 치료가 친근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효과에 대한 의심이 드는 것 같아요.

A. 미술 치료는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과 내면을 표현하게 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아주는 치료법이에요. 그림 그리기 외에도 만들기, 부수기, 쌓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죠. 일상 속에서는 꺼내기 힘든 자신의 감정, 갈등, 공격성까지도 마음껏 표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알게 되고 마음의 짐을 더는 심리적인 치료 효과가 분명히 있어요.

Q. 미술 치료를 통해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암환자에게 미술 치료가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A. 암환자는 죽음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억울함 등으로 인해 마음이 매우 복잡합니다. 미술 치료에선 먼저 ‘당신이 암이라는 걸 알게 됐을 때의 생각과 감정을 그려 보라’고 해요. 그림을 보면 환자가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가 드러나죠. 암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정의 단계인지, 화를 내는 분노의 단계인지, 아니면 모든 걸 다 받아들인 수용의 단계인지요. 이를 토대로 각 상황에 맞는 미술 치료가 들어갑니다. 치료 과정에서 자기의 감정을 마주하고 그림에 쏟아내면서 심리적으로 치유되는 분이 많아요. 이렇게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으면 생존율, 완치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Q. 장애 아동에겐 미술 치료가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는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어요. 그림도 자기가 관심 있는 한 가지 주제만 계속 그리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만 그리는 식으로요. 그런데 1년 동안 미술 치료를 받으면 엘리베이터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요.

Q. 어떤 변화가 보이던가요?

A. 처음에는 문도 안 열리는 답답한 엘리베이터를 그리죠. 그러다 엘리베이터 안에 문이나 버튼 같은 것도 생기고, 마침내 사람도 그려요. 자폐증 아이에겐 그게 큰 변화고 발전입니다. 미술이 자기 안에 갇혀 있던 관심을 밖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 겁니다. 자폐증 아이에겐 그림 그리기뿐 아니라 점토 같은 부드러운 재료로 스트레스를 풀게 하기도 하고, 다양한 재료를 접하게 함으로써 변화에 대처하는 힘을 기르는 치료도 많이 합니다. 

Q. 트라우마를 남기는 큰 사건을 겪은 사람에게도 미술 치료가 효과가 있을까요?

A. 성폭력 피해 아동을 상담한 적이 있어요. 싫어하는 사람을 그려보라고 했죠. 처음에는 짝궁, 그다음에는 이혼해 따로 사는 아빠를 그리더니 세 번째 만났을 땐 치마 입은 남자를 그렸어요. 누구냐고 물었더니 가해자라고 하더군요. 그 사람에게 치마를 입힌 건 아이의 바람 때문이었어요. 가해자가 여자처럼 힘이 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요. 미술 치료를 통해 사건을 마주하는 힘을 길렀기 때문에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거죠. 이후에 저는 점토로 사람을 만들고 난 후 망가뜨리게 하거나 점토 칼로 찍고 후벼 파고 식으로 분노를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Q.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위태로워졌다고들 합니다. 그림을 통해 본 아이들의 상태는 어땠나요?

A. 가장 두드러지는 건 그림 속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거죠. 그 외엔 얼굴을 찡그리거나 혼자 있는 사람 그림이 많아요.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못 보니 답답하고 외로운 마음이 나타난 겁니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는 그림들도 있어요. 코로나에 걸리면 가족이 다 모여 지내게 되잖아요. 격리해야 하니까요. 그 격리 시간이 아이들에겐 즐거운 시간이었던 겁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그렇게 가족이 모여 있기도 어려우니까요. 아이들이 경험한 세상은 이렇게 우리 생각과 다르기도 해요.

그림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

미술 치료에서는 상담자가 그린 그림의 각 요소를 분석해 심리 상태를 진단한다. 수많은 임상 사례를 토대로 그림으로 나타난 무의식적인 심상을 해석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천편일률적인 분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의 그림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는다는 얘기다.

Q. 그림을 통해 심리를 분석하려면, 어떤 걸 그리게 해야 하나요?

A. 그림에는 한 사람의 감정, 생각, 경험 등이 담겨 있어요. 그림 심리검사에서는 특정 상황을 주기도 하고,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보라고도 해요. 특정 대상을 그리라고 지시할 때는 집, 나무, 사람, 가족, 학교생활 모습, 빗속에 서 있는 사람, 사과 따는 사람 등을 그리라고 해요. 검사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건 한 장의 종이에 집, 나무, 사람을 함께 그리는 KHTP 검사(Kinetic House Tree Person)예요. 종이에 집과 나무 한 그루를 그리고, 뭔가를 하는 사람을 그려보라고 지시합니다. 아이가 집, 사람, 나무 중 무엇을 가장 크게 그렸고, 나무는 집과 사람에게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등 각각 요소의 관계를 살펴봅니다.

Q. 나무, 집, 사람 각각은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나요?

A. 집 그림에선 가정을 포함해 물리적인 생활 환경과 대인관계에 대한 태도를 살펴볼 수 있어요. 나무를 통해선 무의식에 잠재된 심리적, 신체적 자아상을 엿볼 수 있고, 사람을 보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느끼는지 짐작해 볼 수 있죠. 집 그림의 예를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게요. 창문은 아이가 대인관계에서 겪는 경험과 느낌을 상징합니다. 아이가 그린 집에 창문이 없다면 외부에 무관심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폐쇄적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죠.

Q. 각각 그림을 분석할 땐 어떤 사항을 주의 깊게 보나요?

A. 그림의 전체적인 인상부터 세부적인 요소까지 다 고려합니다. 일단 무엇을 그렸는지 봅니다. 그 대상을 종이의 어디에 배치했는지, 각 대상 간의 구도와 거리도 따져 봅니다. 어떤 색을 쓰고, 얼마나 굵은 선으로 그렸는지도 살피죠. 그림을 그리는 과정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해요.

Q. 그리는 과정도 고려하는군요.

A. 어떤 걸 먼저 그리는지, 생략하거나 지운 것은 없는지, 그림을 그리다 망설여서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는지 보는 겁니다. 제일 먼저 그린 대상은 가장 관심이 있는 대상을 나타내요. 그 대상을 그리는 데 자신이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고요. 무언가를 그렸다 지웠다 한다는 것은 그 대상을 숨기고 싶다는 걸 뜻하죠. 예를 들어 성폭력을 당했던 아이들은 하반신 성기 부분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래서 그림 심리 검사를 할 때는 그리는 과정도 관찰하고, 그림에 대해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Q. 그림과 관련해서 어떤 대화를 하나요?

A. 가족 그림을 그렸다면 각각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이런 모습이 일상의 흔한 모습인지 등을 물을 수 있어요. 그림에서 자신의 기분은 어떤지, 가족이 함께 있으면 기분이 어떤지 묻죠. 어떤 가족 구성원을 그리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 없지만 무엇을 하는지도 물어봐요. 그림을 어떤 생각과 의도로 그렸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Q. 아이가 별다른 의도 없이 그림을 그렸거나 표현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 않나요?

A. 그럴 가능성도 있죠. 그래서 그림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그린 그림에는 다 이유가 있거든요. 상담했던 부모님 중에 아이가 종이 전체를 온통 검은색으로 칠했다면서 걱정하시던 분이 있었어요.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요. 아이에게 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 물으니 ‘김’을 그렸다는 거예요. 언젠가 아침에 엄마가 구워줬던 고소한 참기름 냄새 풍기는 윤기 나는 김이 너무 맛있었다면서요(웃음). 아이 그림에 담긴 마음과 경험을 이해하는 게 이렇게 중요합니다.

‘그림 육아’의 핵심 준비물, 이것이다

김 교수는 미술이 치료 도구이기에 앞서 소통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문 미술 치료사가 아니더라도 양육자가 가정에서 그림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림 육아’에 가장 필요한 준비물은 아이의 그림에 공감하려는 자세라고 했다.

Q.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낙서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잖아요. 아이의 그림에도 정상 발달 단계가 있나요?

A. 아이들은 첫돌부터 만 3세 정도까지 아무렇게나 잡히는 대로, 목적 없이 선을 그려요. 그리는 행동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러다 원 형태를 그리게 돼요. 이후 반복적이고 원근이 무시된 형태의, 자기가 중심이 되는 그림을 그리죠. 그림 속에 아이의 마음과 세계관이 드러나는 건 자아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는 만 3세부터입니다. 만 5세가 지나면서 좀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심리 분석이 가능해요. hello! Parents와 하는 ‘그림으로 하는 마음 상담’을 만 5세 이상 아이로 제한한 이유죠. 그림 실력도 늘고, 말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거든요. 다만 공격적이거나 우울한 느낌의 그림을 6개월 정도 계속해서 그린다거나 오랜 기간 한 가지 색만 고집해서 사용한다면 전문적인 상담 치료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Q. 그림 그리는 걸 즐기지 않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림 그리기를 거부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그런 경우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림 그리기 대신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다른 미술 활동을 제안해 보세요. 무언가를 끄적이고 그리는 건 인간의 본능입니다. 만약 아이가 그림 그리기를 즐기지 않는다면 양육자가 무의식적으로 아이의 그림을 평가하진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아이가 그림에 대해 핀잔을 들었다면 잘 못 한다고 생각해 안 하려고 할 수 있거든요. 다만 가정에서도 어느 정도의 미술 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가정 미술 교육요?

A. 양육자가 전문적으로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릴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사람 정도는 본래 제 형태대로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해요.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사람 그리는 걸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만약 그쯤에도 사람을 동그라미에 막대 모양으로만 그리고 있다면, 사람의 형태를 제대로 그릴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한다는 거죠. 얼굴, 목, 몸통, 손, 발, 다리를 제 위치에 그릴 수 있도록요. 그리고 한 가지, 만 2~3세 나이라면 색칠 놀이는 권하지 않아요.

Q. 색칠 놀이가 왜 안 좋은가요?

A. 색칠 놀이에는 도안이 그려져 있죠. 아이가 먼저 대상을 관찰하고, 상상하고 자기 방식으로 표현할 기회를 앗아가는 거예요. 색칠 놀이에 익숙해지면 아이만의 고유한 그림체가 사라집니다. 그저 도화지에 색연필, 크레파스 정도면 충분합니다. 자유롭게 그리는 게 창의성 발달에도 더 좋습니다.

김 교수는 “아이 그림 수준과 완성도에만 관심을 가지거나 평가하려 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이의 그림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기질과 개성도 모두 다르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양육자의 잣대와 시선으로 아이 그림을 바라보면 그림 속 아이 마음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림으로 표현된 아이의 경험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들어 주세요. 엄마, 아빠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아이의 진짜 마음도 보입니다. 공감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죠. 

바쁜 당신을 위한 세 줄 요약

① 미술, 치료가 됩니다. 그림엔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 경험이 담겨 있어요. 숨겨진 마음을 그림이 말 대신 전해줄 수 있죠. 미술 활동을 통해선 일상에서 꺼내기 힘든 감정과 갈등, 분노를 표출하며 치유가 이뤄져요.
② 그림이 모든 걸 말해주진 않아요. 그림 심리 검사에선 대상과 위치, 구도, 거리, 색 등 다양한 요소를 살핍니다. 그린 순서와 지운 것 등까지 입체적으로 봐야 해요. 그림을 두고 대화도 나눠야 합니다.
③ 미술 치료의 핵심은 소통입니다. 가정에서도 양육자가 아이와 그림을 통해 대화를 나눠 보세요.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림 육아가 가능합니다. 이때 아이 그림을 평가하기보단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세요.

출처 : 종이 전체를 검게 칠한 아이, 당신이 부모라면 어떤 생각? | 중앙일보 (joongang.co.kr)

공포의 검정, 분노의 빨강… 코로나 키즈가 가장 많이 쓴 크레파스 색깔

마스크 쓴 사람의 눈에서 구슬 같은 눈물이 주르륵 비처럼 내린다. 배경은 진빨강과 진파랑으로 양분됐다. 얼굴에 나타난 건 오직 ‘슬픔’과 ‘고통’뿐. “코로나 하면 생각나는 것을 자유롭게 그려 보라”고 하자, 서울 휘봉초등학교 한 어린이가 그린 장면이다.

이 그림은 어떤 심리를 담고 있을까?

“머리카락, 귀가 그림에서 다 빠졌죠. 얼굴만 크게 그린 건 자기 감정이 그만큼 강렬하고 화가 난다는 거예요. 옷은 자연스러운 연두색인데, 배경은 강렬한 빨간색 파란색을 같이 넣었잖아요. 물, 불, 화, 분노, 슬픔… 자기도 너무 아파서 주체 못 할 감정 교차가 많았던 거죠. 스트레스의 표현이에요.”

미술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의 풀이다.

‘권위자’ 김선현 교수와 함께 미술치료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시기를 버티고 성장해야 했던 70여 명의 ‘코로나 키즈’를 만났다. 아이들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기 위해, 임상미술치료 권위자인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대한트라우마협회장) 연구팀과 함께 미술치료를 진행했다.

그림에 드러난 아이들의 감정과 경험은 더없이 솔직했다.

한 아이는 코로나에 걸려 열이 나는 듯한 ‘우리 동네’를 그렸고, 다른 아이는 행복과 재미를 빨아들이는 ‘코로나 블랙홀’을 형상화했다. 텅 빈 학교 운동장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모습, ‘친구 보고 싶다’며 침대에 누워 눈물 흘리는 장면도 있었다. 팬데믹 시기에 상실하고, 아파하고, 또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한 아이들의 마음이 도화지에 다채롭게 들어찼다.

본보 취재팀은 그림치료를 위해 서울 동대문구 휘봉초를 비롯한 다수 교육·보육기관에서 만 9~12세(초 3~6학년) 아동 73명을 만났다.

어린이들에게 ‘코로나 하면 생각나는 것’이란 주제를 주고 24색 크레파스를 이용해 8절지 도화지에 30분간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그중 70점을 김선현 교수와 미술치료 전문 연구원 2명이 함께 분석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문항에 기반한 ‘코로나 스트레스·대인관계 설문’도 함께 진행, 그림 분석에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

아이들은 그림에서 무엇을 나타내려 했을까? 그림의 내용과 주제로는 일단 ‘질병·바이러스(32.9%)’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많은 아이들이 멀리 퍼지는 바이러스, 마스크의 답답함, 코로나 감염 당시 느낀 통증 등을 표현했다.

올해 4학년이 된 휘봉초 배○○ 어린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점차 퍼지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써야 하고 비행기(그림 정중앙)도 탈 수 없게 되는 등 일상의 불편함’을 표현했다. 김 교수는 “바이러스가 서로 연결돼 있어 한 명만 걸려도 전염성 때문에 다 퍼진다는 것”이라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느껴지고 강제적인 일상의 변화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임○○ 어린이는 ‘자가격리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해 답답했던 마음을 드러내며, 한 집안에서도 서로 떨어져 지내야 했던 가족의 모습’을 표현했다. 잦은 코로나 검사로 인한 고통의 경험도 그림에서 나타난다.

친구 대신 인형과 놀며 버틴 팬데믹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던 아쉬움과 답답함, 활동 제한으로 인한 고립과 외로움 등도 ‘관계 단절'(15.6%)이라는 주제로 나타났다.

신○○ 어린이는 코로나에 걸려 안방에 홀로 있는 ‘나’와 나를 위로해 주는 인형 ‘꾸꾸’를 함께 그렸다. 자가격리 경험에서 비롯된 ‘관계 단절’의 표현이다.

김 교수는 “해당 아동의 설명을 들어보면 여름에 코로나에 걸려서 엄마는 에어컨을 틀어주고 나갔고, 안방에서 일주일 내내 못 나갔다고 한다”며 “새까만 텔레비전의 검정색에서 격리, 답답함, 우울 등이 잘 나타나고, 방바닥에 엎드려 무기력하게 있는 아이 모습에서 고립감과 외로움이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최○○ 어린이가 그린 코로나의 풍경에 대해, 김 교수는 “자유롭게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쓰고 싶지 않은 마스크도 억지로 써야 했던 기억을 나타냈다”며 “시무룩한 아이의 표정에서 갑갑함과 부정적인 정서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사회'(12.9%)에 대해 표현한 아이들도 상당수였다. 주로 본인과 동네 주변 사람들의 감염, 인적이 드문 놀이터와 도로, 신문과 텔레비전에 보도된 ‘코로나 감염자 수 증가 뉴스’ 등이 주된 내용이다.

양○○ 어린이가 그린 그림의 제목은 ‘코로나 걸린 우리 동네’였다. 김 교수는 “코로나에 걸려 집마다 빨갛게 열이 나는 우리 동네를 표현했다”며 “빨간색의 강조로 코로나 감염에 대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코로나 키즈 그림 특징은 ‘가족의 단절’

코로나는 ‘살을 부대끼는 가족’의 한 지붕 아래 생활 모습도 바꾸어놓았다. 평상시 아이들에게 “일상을 그려보라”고 하면 가족들과 식사하는 모습이나, 거실에서 텔레비전 보는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팬데믹 시기 ‘가족'(11.4%)을 주제로 한 그림의 특징은 바로 가족 간의 단절이었다. ‘구획 나누기’로 가족 구성원을 의도적으로 분리해 표현한 그림이 다수였다. 이는 자가격리와 거리두기 등으로 가족 간의 대면 상호작용도 어려웠던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주○○ 어린이는 그림에서 ‘마스크 쓴 우리 가족의 서로 다른 다양한 표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엄마는 마스크가 자꾸 움직여 불편해 보이고, 아빠는 마스크가 거추장스러운 모습이다. ‘나’는 마스크로 인해 안경에 습기가 차서 힘든데, 재미있게도 식구들 중 코로나에 한 번도 걸린 적 없다는 형의 얼굴만 평온한 표정으로 그려냈다.

코로나 팬데믹은 학교생활도 완전히 바꾸었다. ‘학교·수업(12.9%)’을 주제로 한 그림들에서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방에서 아이 홀로 ‘원격수업’을 하는 장면, 현장학습을 갈 수 없어 아쉬워하는 반 아이들, 텅 빈 운동장, ‘집콕’ 중에 학교생활을 그리워하는 아이와 창밖에 가득한 코로나 바이러스 등이 표현됐다.

‘여행'(2.9%)이 주제인 그림도 일부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아쉬움, 하늘길이 막혀 타지 못하게 된 ‘비행기’도 주요 소재로 등장했다.

여행 가는 상상을 하며 황○○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 대해 김선현 교수는 “캠핑에 가는 생각과 친구들과 손잡고 노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할 수 없어 우울해져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사회적 상호작용과 대인관계 욕구의 좌절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 하단의 ‘나’와 오른쪽 친구 사이의 거리감도 잘 드러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출처 : 공포의 검정, 분노의 빨강 코로나 키즈가 가장 많이 쓴 색깔 (hankookilbo.com)

코로나 3년을 버틴 우리 아이 마음 상태, 그림 검사로 읽어 보세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 했던 우리 아이들의 마음 상태, 그림 검사로 확인해 보세요.

코로나 사태 3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마스크와 스마트폰에 갇혀 지냈습니다. 일상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마음엔 어떤 상처가 남았을까요?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이 만난 코로나 키즈들은 여전히 외롭고, 힘들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지금 안녕한가요? 간단한 그림 테스트로 소중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기획취재팀과 디지털미디어부는 ‘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보고서’ 기획의 일환으로 인터랙티브 그림 검사를 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스트레스 상황과 대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로, 국내 임상 미술치료 권위자인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대한트라우마협회장)로부터 검사 내용과 분석 자료를 제공 받고, 자문을 거쳤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영문 버전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코로나 3년을 버틴 우리 아이 마음 상태, 그림 검사로 읽어 보세요 (hankookilbo.com)

‘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 보고서’ 이렇게 취재했습니다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은 ‘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 보고서’ 기획을 통해, 코로나가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남긴 상처를 세심하게 살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상처를 보듬어 줄 우리 어른들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봤습니다.

저희는 우선 관련 전문가 조언에 따라 코로나 기간 3년 동안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신체 측면에서 ‘필수 발달 시기’를 거쳐야 했던 초등학생들을 주요 취재 대상으로 삼았고, 특히 입학 때부터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2013년생(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살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서울 휘봉초등학교 등의 도움을 받아 총 73명의 아이들을 만났고, 이 중 4명의 아이들을 상대로 장시간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소속 771명의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현장 교사 16명과 아동 복지·심리·보육 관련 전문가 30명의 의견을 들어 ‘국가와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할 일’을 찾아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난 아동들은 모두 보호자 또는 소속 기관의 동의 하에 취재했으며, 아동 보호를 위해 얼굴과 이름, 거주 지역은 원칙적으로 비공개 처리하였습니다.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이 한 달 동안 취재한 15개의 기사, 정성 들여 제작한 인터랙티브,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동영상을 6일부터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코로나 키즈, 마음 재난 보고서’ 이렇게 취재했습니다 (hankookilbo.com)

미술치료 최고 전문가 김선현 교수,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출간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나요? 마음에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나와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너에게 건네는 따뜻한 그림 이야기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김선현·허밍버드)가 출간됐다.

그동안 베스트셀러 ‘그림의 힘’과 ‘화해’ 등 다수의 저서로 그림이 지닌 변화의 힘을 전파해 온 국내 미술치료 최고 전문가 김선현 교수가 이번에는 ‘사랑이 서툴고 버거워 힘든 마음’을 그림으로 위로하고자 한다.

2019년 ‘그림 처방전’출간에 이어 개정판으로 재탄생한 이 책은 연인과 나라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방황하는 내 마음에 집중한 심리 테라피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55점의 그림은 미술치료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그림들로, 나조차도 어쩌지 못해 답답한 내 마음을 대면하고 깨닫게 하며 치유로 이어지게 돕는다.

트라우마를 해소시키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한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소개하는 매혹적인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강력한 위로와 안정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그림의 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림 테라피는 그림이 지닌 무한한 힘에서 출발합니다. 유독 마음이 가는 그림을 통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들여다보고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자 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김선현은 그림이 지닌 무한한 힘을 전파하며, 그림을 통해 우리와 사회를 위로하는 국내 트라우마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 연평도 포격 사건,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 제주 4·3 사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중국 쓰촨성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네팔 지진까지, 국가적 트라우마 현장은 물론 코로나19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에 참여해 많은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 오고 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취득 후,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예술치료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최초로 임상 미술사 자격을 취득했고, 일본 기무라 클리닉 및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예술치료 과정을 거쳐 프랑스 미술치료 Professional 과정까지 마쳤다. 미국미술치료학회(AATA)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CHA)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원장, 그간의 활동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미술치료학회(WCAT)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교 교수, 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한·중·일 임상미술치료학회장, (사)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그림의 힘 1, 2’, ‘화해’, ‘디지털 치료제’, ‘자기 치유 그림 선물’ 등 다수가 있다. ‘그림 처방전’의 개정판인 이 책은 임상 현장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55점의 그림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출처 : 미술치료 최고 전문가 김선현 교수,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출간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 (kyongbuk.co.kr)

[신간]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그동안 『그림의 힘』과 『화해』 등의 저서로 그림이 지닌 변화의 힘을 전파해 온 국내 미술치료 전문가 김선현 교수가 펴낸 그림 테라피 책. 이 책에서 소개하는 55점의 그림은 미술치료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그림들로, 나조차도 어쩌지 못해 답답한 내 마음을 대면하고 깨닫게 하며 치유로 이어지게 돕는다. 출판사 측은 “트라우마를 해소시키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한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소개하는 매혹적인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강력한 위로와 안정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그림의 힘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 : [신간]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독서신문 (readersnews.com)

[도서]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국내 트라우마 미술치료 최고 전문가,

그림과 언어로 마음을 치유하는 김선현 교수의

사랑의 모든 순간, 그림으로 이해하는 나의 마음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더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줄 사람은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어쩌면 나는 사랑을 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닐까….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사랑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당신, 아픈 사랑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당신에게 얽히고설킨 내 마음의 문제를 풀어 주고,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주는 그림의 위로,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월호 참사부터 중국 쓰촨성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코로나19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등 늘 국가적 트라우마 현장에 서 있는 사람, 국내 트라우마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인 김선현 교수다. 그동안 학회는 물론 다수의 저서,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림이 지닌 치유의 힘을 전파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랑이 서툰 나, 나조차도 몰라서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 회복에 주목한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2019년 출간된 [그림 처방전]을 새로이 리뉴얼한 개정판으로, 반복되는 아픈 사랑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심리 테라피서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미술치료의 핵심은 ‘현재 나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돕는다’는 것이다. 치유의 시작은 간단하다. ‘어떤 그림에 눈길이 머무르나요?’라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

책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에 머무는 그림을 만나게 된다. 처음 본 그림이어서? 또는 익숙해서? 라는 물음표를 가진 채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저자는 그때가 바로 ‘그림이 내게 말을 거는 순간’ ‘그림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하며, 각 그림에 맞는 심리학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적용해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책에 수록한 그림은 지난 25년간의 임상 현장에서 불안과 무기력을 해소하고 위로와 용기, 안정을 주는 효과가 컸던 그림들이다. 특히 이번 개정판 작업은 에드바르트 뭉크, 구스타프 클림트, 조지아 오키프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근현대 화가 39인의 그림 55점을 재구성한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불멸의 작품들은 물론 처음 만난 아름다운 작품들을 더해 매혹의 그림 여행을 선사하고자 했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에서는 관계 속에서 나를 낮추고 상대에게만 맞추려고 하는 사람에게 행복한 관계의 시작은 나의 마음을 우선하는 것임을 전하며, 더 깊이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한다. 파트 2에서는 현재의 사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깨닫도록 나를 돌아보게 한다.

파트 3에서는 아픔과 슬픔을 부정하려는 사람들에게 고독과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고 건강히 흘려보내는 방법을, 그럴 때 찾아오는 마음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파트 4에서는 이별을 마주하는 담담한 마음의 자세를 갖추는 법, 그럴 때 찾아오는 긍정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각각의 파트에는 ‘자존감을 높여 주는 그림 테라피’ ‘불안을 잠재우는 그림 테라피’ ‘공허를 채우는 그림 테라피’ ‘무기력을 치유하는 그림 테라피’ 페이지를 통해 내 마음의 상황과 문제에 맞는, 내 심리를 이해하고 치유해 줄 그림들을 수록했다.

반복되는 이별에 지쳤다면, 두려움 없는 사랑을 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건넨다. 사랑의 이해가 필요한 그 순간, 나를 잃지 않도록 단단히 지켜 주는 그림의 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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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현 – 그림이 지닌 무한한 힘을 전파하며, 그림을 통해 우리와 사회를 위로하는 국내 트라우마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 연평도 포격 사건,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 제주 4‧3 사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중국 쓰촨성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네팔 지진까지, 국가적 트라우마 현장은 물론 코로나19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여 많은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 오고 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취득 후,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예술치료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최초로 임상 미술사 자격을 취득했고, 일본 기무라 클리닉 및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예술치료 과정을 거쳐 프랑스 미술치료 Professional 과정까지 마쳤다. 미국미술치료학회(AATA)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차(CHA)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원장, 그간의 활동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미술치료학회(WCAT)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교 교수, 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한·중·일 임상미술치료학회장, (사)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그림의 힘 1, 2] [화해] [디지털 치료제] [자기 치유 그림 선물] 등 다수가 있다. [그림 처방전]의 개정판인 이 책은 임상 현장에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55점의 그림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출처 : [도서]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아트인사이트 (artinsight.co.kr)

송혜교, 삼겹살 굽자 떠오른 ‘학폭 악몽’…트라우마 어쩌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한 장면이다. 문동은은 지독한 학교 폭력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트라우마는 개인에게 신체, 정신적으로 지속해 위협을 주는 충격적인 사건 또는 상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발생하는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이 ‘재경험(re-experience)’이다. 불안과 공포, 공황, 우울, 무력감, 분노와 같은 정신적 증상과 함께 긴장성 부동화 등 신체적인 증상도 나타난다.

이에 PTSD를 겪으면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라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놀랄 수 있고, 연관된 상황을 회피하려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율신경계가 과각성돼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선현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대한트라우마협회 회장)는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당한 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이건 절대 본인 잘못이 아니다”며 “감정과 건강을 체크하면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회복에 필요한 운동·산책을 하거나 음악을 듣고, 그림을 그리는 등 정서적 안정을 취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할 것을 김 교수는 권했다. 개인별로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더 글로리’ 시청자들은 일부 장면에 “충격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피해자의 아픔과 복수를 통해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비슷한 일을 조금이라도 겪었던 사람들은 보는 것 자체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 가해자 역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니 마음의 동요가 일 수 있다. 하지만 ‘더 글로리’의 경우 학교 폭력이 얼마나 나쁘고 잔인한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치밀한 기획에 의해 표현됐다. 19세 이상 관람가로 제한을 둔 점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연령 제한 없이 무분별하게 접하게 되는 영상과는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그렇다면 문동은과 같은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에게 주변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섣부른 위로 또는 판단보다는 조용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좌절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섣부른 위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분히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감정이나 물질적으로 정말 필요로 할 때 함께 해줘야 한다. ‘난 너의 편이 되어줄 수 있어’라며 자리를 뜨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해 김 교수는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피해 외에도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좌절하는 일이 많다. 우리 사회와 어른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와주고 지지해줘야 한다. 그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송혜교 삼겹살 굽자 떠오른 학폭 악몽…트라우마 어쩌나 이슈 | 한국경제 (hankyung.com)